용문사의 여름 - 차충현 소음가득한 세상의 뒤로하고푸른 그늘 아래 조용히 머물며싱그러운 자연속으로 발을 디딘다.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마의태자 천왕목(天王木)천년의 한(恨)을 품은 뿌리는 땅속 깊이 침묵을 지키고,싱그러운 잎새마다 세월의 아픔이 가득하다. 망국의 슬픔도, 지나간 세월의 무상함도단단한 껍질 속에 품어 안은 채오늘도 말없이 푸른 침묵으로 나를 맞는다. 산사(山寺)의 댓돌 위엔압각(鴨脚)이란 놈이 먼저 와 보란 듯이 누워 여름 따가운 햇볕을 받고 있다. 돌아감도 멈춤도 없는 첩첩산중흐르는 계곡물에 붉어진 발을 담그면그 많던 시름이 한순간에 씻겨 나간다. 마음을 스치는 풍경(風磬) 소리용광로같던 무더위도 어느새푸른 그늘 속으로 스러진다.2026-08 올여름 기온이 42도를 넘어서던 날, 저..
참 회 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이다지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줄에 줄이자만 이십사년 일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브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윤동주는 스물네 살에 자신의 삶을 '욕됨'이라고 표현했습니다.그 한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꽃다운 나이에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했던 한..
산과 별과 바람 차 시 은우뚝 솟은 산이별을 잡으려고 허둥 되는데반짝이는 별은 산을 보고까르르 웃어 된다. 휘 잉 ~바람이 그것을 보고별을 산에게 보내주어별을 잡을수 있도록 해주었다. 우뚝솟은 산은밤새도록 별을 가지고 놀았다. 해가 반짝하고 고개를 내밀다가반짝이는 별을보고 눈부시다며조금씩 조금씩 고개를 내민다. 2009.08.12 솔직히 저는 딸아이가 쓴 시를 처음 읽었을 때, 그냥 귀엽다고만 생각했습니다.그런데 며칠 뒤 다시 꺼내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산이 별을 잡으려 허둥대고, 바람이 그걸 도와주고, 해가 떠오르며 하루가 마무리되는 이 짧은 시 한 편이, 제가 오래 고민해온 인간관계의 본질을 꽤..
꾸 지 람 차시은딱 따~닥 !! 구슬치기 하는데 요란하게 울리는 전화 벨소리 엄마다!! 쫑알 쫑알 잔소리 소리가 울려퍼진다. 집에 가기 무서워 덜컥겁을 먹고 집으로 향한다.어머니께 꾸지람을 잔뜩 듣고서 미운마음이 불쑥! 등뒤에서 따뜻한 어머니의 목소리 미워서 말도 않할려고 다짐 했는데..... 맘이 자꾸 흔들린다. 2008.10 초등학교 2학년짜리 아이가 10분 만에 시를 완성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제가 딸아이 학부모 참관수업에서 직접 목격했을 때, 솔직히 처음엔 믿기지 않았습니다.엄마 잔소리를 피하고 싶은 마음, 그러면서도 결국 엄마 목소리에 마음이 녹아버리는 그 감정을아이는 고스란히 시 한 편에 담아냈습니다.그날 교실에서 제..
